상위태반조기박리(premature separation of placenta)란?

정상 분만에서는 태아 출산 후 태반이 박리되지만, 상위태반조기박리는 태아 출산 이전에 태반이 박리되는 중증 질환입니다. 발생 빈도는 약 1%로, 임신 중독증 환자와 경산부에서 자주 발생하며, 복부 통증, 자궁 비대, 외출혈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모체와 태아 모두 예후가 불량하여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는 중증질환입니다.

상위태반조기박리가 뭔가요?

상위태반조기박리(premature separation of placenta)는 본래 분만 시 자궁의 벽에서 떨어져 나와 외부로 배출되어야 할 태반이 임신 중이나 분만 전에 떨어져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태아는 제대(탯줄)를 통해 태반과 연결되어 있으며, 모체로부터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고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위 태반 조기 박리로 인해 태아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태아가 뇌성마비에 이르거나 생명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또한, 대량 출혈을 유발하여 모체가 사망할 위험도 있습니다. 발생 빈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모체와 태아 모두에게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긴급한 대응이 필요한 질병입니다. 증상은 수 밀리미터의 분리에서 완전한 박리에 이르기까지 개인에 따라 다릅니다.

원인

상위태반조기박리의 명확한 원인을 특정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위험 요소와의 연관성이 있다고 의심됩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상위태반조기박리를 경험한 사람이나 고령 출산인 경우 특별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임신 중 고혈압이 발생하는 임신 고혈압 증후군이나 만성 고혈압, 태아를 감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기는 융모막 양막염, 진통이 시작되기 전에 양수가 터지는 전기 파수 등도 상위태반조기박리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자궁근종, 조산 위험, 양수 과다, 흡연 등도 위험 요소이며, 넘어지거나 배에 충격을 주는 외상도 주의해야 합니다. 자궁 근종, 특히 태반이 붙어 있는 곳에 위치한 경우 상위태반조기박리의 위험이 높아지며 항인지질 항체 증후군과 같은 혈액 응고장애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증상

상위태반조기박리는 태반이 떨어진 면적에 따라 증상이 다릅니다. 경증의 경우 자각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부는 소량의 비정상 출혈이 지속되거나, 가벼운 복통이나 복부 팽만감, 평소보다 태동이 적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반면, 중증의 경우에는 심한 복통이나 대량 출혈이 나타나며, 복부가 판처럼 단단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상위태반조기박리로 인해 출혈이 심한 경우, 혈관에 혈전이 생겨 출혈이 쉽게 일어나는 ‘파종성 혈관 내 응고 증후군(DIC)’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출혈이 심각한 경우 저혈압(쇼크)가 발생할 수 있으며 복통과 함께 요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태동이 줄어들거나 사라지는 경우, 태아의 장애나 생명을 잃을 위험뿐만 아니라 모체가 생명을 잃을 위험도 있습니다.

검사 및 진단

상위태반조기박리를 검사하고 진단하기 위해선 먼저 문진 및 내진을 통해 출혈의 유무를 확인합니다. 초음파 검사에서는 태반이 떨어진 부분과 면적 등을 확인하며, ‘태반이 낮은 위치에 부착되어 자궁의 출구(내자궁구)를 덮고 있는 상태(전치태반)가 아닌지’도 체크해야 합니다. 또한, 태아가 산소 부족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있으므로, 태아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태아 심박수 모니터를 통해 심박수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자궁의 수축 정도와의 관계도 관찰합니다. 더불어, 모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혈압을 측정하거나 혈액 검사를 실시하기도 합니다.

치료

상위태반조기박리가 발생하면 태아와 모체 모두 매우 위험한 상태에 빠지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분만을 해야 합니다. 특히 태아가 생명을 잃은 경우에는 조기 분만이 필수적입니다. 단시간 내에 질식 분만이 가능할 경우 그 방법을 채택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긴급 제왕절개가 대부분입니다. 대량 출혈로 인한 출혈성 쇼크나 파종성 혈관 내 응고 증후군(DIC) 등 중증 상태일 경우, 분만과 함께 이러한 치료도 진행됩니다. 필요에 따라 수액이나 수혈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분만 후에도 자궁에서 출혈이 멈추지 않는 경우, 생명을 구하기 위해 자궁을 적출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임신 주수가 이르고 모체와 태아 모두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관리 입원하며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방 및 치료 후 주의사항

고령, 비만, 기저질환이 있는 임산부는 임신 고혈압 증후군에 걸리기 쉬워 상위태반조기박리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임신 중에는 체중과 혈압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또한, 상위태반조기박리는 진행이 빠르기 때문에 모체에 자각 증상이 언제 나타나는지에 따라 처치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산부가 느끼기에 ‘태동이 약해졌다’, ‘소량의 출혈이 지속되고 있다’, ‘평소보다 배가 더 부풀어 있다’ 등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정기 검진 외에도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