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병은 고체온과 의식 변화가 나타나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 질환입니다. 열사병의 원인, 주요 증상, 진단 기준, 치료 방법과 예방법까지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열사병이란?
우리 몸의 체온은 시상하부에 위치한 체온 조절 중추에 의해 외부 환경과 관계없이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그러나 장시간 강한 햇볕에 노출되거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오래 머무르거나 격렬한 활동을 지속하면 체온 조절 중추의 기능이 한계를 넘어서게 됩니다. 이로 인해 체내에서 생성된 열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하고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상태를 열사병이라 합니다.
열사병은 과도한 발한으로 인해 체내 수분과 염분이 소실되거나, 체온 조절 기능이 마비되면서 발생하는 일련의 증상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고온·다습한 기후, 강한 햇빛 아래에서의 작업이나 운동이 주요 유발 요인이며, 증상은 현기증, 두통, 고체온, 경련 등 경미한 단계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고전적으로는 심부 체온 40℃ 이상, 중추신경 기능에 문제 발생, 땀이 안나는 무한증까지 세 가지가 모두 있을 때 열사병으로 정의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땀이 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고체온과 의식 변화가 동반된다면 반드시 열사병을 의심해야 하며, 즉각적인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여러 장기 손상과 함께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응급 질환입니다.
최근에는 장마 전후나 여름 초입에도 발병이 증가하고 있으며, 영유아와 노인,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는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원인
열사병은 체내에서 열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생성된 열이 원활히 방출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더운 날씨에 군사 훈련을 받는 군인, 실외 스포츠나 마라톤과 같은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 용광로나 고열을 다루는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사람에게 흔히 발생합니다. 또한 뜨거운 차량 내부,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 밀폐된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기온과 습도, 바람의 유무, 햇빛의 강도 등 기상 조건은 발병률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강한 직사광선뿐 아니라, 흐린 날이나 야간이라 하더라도 습도가 높고 바람이 없는 환경에서는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급격한 기온 상승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 수면 부족, 음주 후 숙취 상태, 전반적인 컨디션 저하도 발병 위험을 높입니다.
정상적으로 고온 환경에 노출되면 인체는 발한, 피부 혈관 확장, 열 생산 감소, 심박수와 호흡 증가 등의 보상 기전을 통해 체온을 조절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전이 장시간 지속되거나 한계를 넘어서면 체온 조절 중추가 기능을 상실하게 되고, 중추신경계, 근육, 간, 신장 등 다양한 장기에 손상이 발생합니다.
열사병은 젊은 층에서 격렬한 운동을 하다가 발생하는 유형과, 주로 노인에게서 발생하는 일반적인 유형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증상과 치료 원칙에는 큰 차이가 없기 떄문에 임상적으로는 구분하지는 않습니다. 이외에도 일부 약물의 부작용, 비만, 피부 질환, 만성 질환 등이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
열사병은 대개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의식 변화입니다. 일부 환자에서는 발병 수분에서 수시간 전부터 무기력, 구역감, 구토, 멀미, 두통, 졸림, 혼란, 근육 통, 짜증 등의 전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증상으로는 40℃ 이상의 고열, 의식 저하 또는 혼수, 뜨겁고 붉으며 건조한 피부가 있습니다. 중추신경계는 고체온에 가장 취약하여, 헛소리를 하거나 환각을 보이거나 괴이한 행동을 하기도 하며, 근육 강직, 경련, 운동 실조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소뇌는 초기부터 영향을 받기 쉬워 중심을 잡지 못하고 쓰러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열사병에서 땀이 나지 않는 것이 특징으로 여겨졌으나, 운동성 열사병에서는 발한이 유지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사성 산증을 보상하기 위해 얕고 빠른 호흡이 나타날 수 있으며, 병이 진행되면 혈액 응고 장애로 피부 자반, 결막 출혈, 혈변, 혈뇨, 각혈 등의 출혈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간세포 손상으로 24~72시간 후 황달이 나타나거나, 저혈당으로 인해 손발 떨림, 의식 저하, 혼수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신장 기능 저하로 소변량이 감소하고, 장 혈류 장애로 설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중증으로 진행하면 파종성 혈관내 응고(DIC), 급성 신부전, 간부전 등 다장기 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검사 및 진단
열사병의 진단은 주로 발병 상황과 임상 증상을 바탕으로 이루어집니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1도(대량 발한, 현기증, 근육통), 2도(두통, 메스꺼움, 권태감), 3도(고체온, 경련, 의식장애)로 분류하기도 하며, 2도 이상에서는 즉시 의료기관 진료가 필요하고 3도는 입원 및 집중 치료가 필요합니다.
열사병을 진단하는 특이 검사는 없으며, 직장 체온이나 식도 체온을 통해 심부 체온을 측정합니다. 병원 도착 전 응급 처치로 체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으므로, 심부 체온이 40℃ 미만이라 하더라도 열사병을 배제해서는 안 됩니다. 구강 체온이나 고막 체온은 중심 체온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해 진단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다발성 장기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혈액 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해 간·신장 기능, 전해질 이상, 혈소판 수, 응고 이상 여부 등을 확인하고, 필요에 따라 심전도, 뇌파 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또한 열탈진 등 유사 질환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방법
열사병 치료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신속하고 적극적인 냉각 요법입니다. 체온을 가능한 한 빨리 낮추는 것이 예후를 좌우합니다. 환자를 즉시 고온 환경에서 벗어나게 하고, 의복을 제거한 뒤 그늘이나 시원한 장소로 이동시킵니다.
현장에서는 젖은 수건이나 시트로 몸을 감싸고 선풍기를 이용해 증발 냉각을 유도하거나, 목·겨드랑이·서혜부 등 큰 혈관이 지나는 부위에 아이스팩을 적용합니다. 의료기관에서는 얼음물 침수, 냉각 담요, 냉각 팬을 사용하거나, 필요 시 위·방광·직장 세척을 통해 심부 체온을 낮춥니다.
동시에 저혈압, 부정맥, 경련, 혈액 응고 장애, 급성 신부전, 간부전 등에 대한 대증 치료를 병행합니다. 의식이 저하된 경우에는 기도 확보와 산소 공급이 필수이며, 경련이 있으면 항경련제를 투여합니다. 경미한 경우라도 현장에서의 신속한 처치가 중증 진행을 막는 데 중요합니다.
3도의 중증 열사병은 여전히 사망률이 10% 이상으로 보고되며, 생존하더라도 소뇌 실조 등 신경학적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장기적인 합병증 없이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방법 및 치료 후 주의할 점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더운 환경에서 작업이나 운동을 해야 할 경우에는 자주 휴식을 취하고, 목마름을 느끼기 전부터 충분한 수분과 염분을 섭취해야 합니다. 혹서 경보가 발령되면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혼자 생활하는 경우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합니다.
통기성이 좋은 옷을 입고, 땀이 잘 증발하지 않는 꽉 끼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유아와 고령자는 스스로 체온 조절과 수분 섭취가 어려우므로 보호자나 간병자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혼자 잠들지 않도록 주의하고, 음주 후 고온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열사병이 의심되면 즉시 더운 곳을 벗어나 시원한 곳으로 들어가고, 냉각 조치를 시행하며, 의식 저하나 경련이 동반되면 지체 없이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합니다. 열사병과 관련해 특별히 제한해야 할 음식은 없으나, 예방 차원에서는 평소 균형 잡힌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